
지난 윌슨 파이썬 프리뷰에서 "시타 이벤트에 당첨되어 남들보다 빠르게 리뷰를 전하겠다"고 예고했었죠. 약속대로, 윌슨 공식 시타회에 다녀왔습니다. 프리뷰 당시 '레드라인'이 유력하다던 정식 명칭은 디파이어(Defyer)로 확정됐고, 2026년 7월 9일 공식 출시됐습니다. 100sqin과 98sqin 두 갈래 중, 제가 선택한 시타 라켓은 98 Pro 305g(16×20) 모델이었습니다. 원핸드 백핸드를 쓰는 동호인, 그리고 손목이 약해 그동안의 스핀라켓이 부담스러웠던 한 사람으로서 이 라켓을 어떻게 느꼈는지 최대한 솔직하게 담아봤습니다.
정식 명칭은 디파이어(Defyer)입니다. 다만 제가 받아 든 시타 라켓에는 아직 Redline이라는 프린팅이 되어 있었어요. 이건 곧 풀릴 리테일 도색이 아니라, "RPM(회전수)의 한계를 넘어서라"는 컨셉을 담은 에디션 프린팅입니다. 자동차 엔진의 최대 회전 한계선을 뜻하는 그 '레드라인'이죠. 실제로 윌슨은 이번 프로젝트를 모터스포츠 감성으로 풀어냈고, 정식 명칭이 프린팅된 리테일 물량은 곧 시중에 풀릴 예정입니다.

프로토타입 시절의 블랙아웃 도색과 스네이크스킨 무늬는 사라졌습니다. 대신 강렬한 빨간색(윌슨은 이 컬러를 'adrenalyn red'라 부릅니다)으로 도색됐어요. 2026년에 나온 브이코어 루비레드보다는 조금 더 밝은 톤입니다. 제 눈에 루비레드가 은은하게 고급스러웠다면, 디파이어는 화려하고 비비드한 쪽에 가까워요. 올해 새로 나온 블레이드가 아주 선명한 초록색인 걸 생각하면, 라인업 전체의 컬러 톤을 맞춰 출시한 느낌입니다. 저는 원래 빨간색 디자인을 좋아해서, 이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목(스로트) 부분의 빔은 두껍고, 헤드 쪽 프레임은 아주 얇습니다. 이런 구조는 헤드 부분의 공기저항을 줄여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채찍질하듯 감아 치는 휘핑을 자연스럽게 키워줍니다. 스핀을 만들기에 유리한 구조인 거죠. 윌슨이 강조하는 Airfoil Bumper(공기저항 저감)와 Torq Shaft(샤프트는 안정, 후프는 유연) 같은 기술도 결국 이 방향을 겨냥합니다.
원핸드 백핸드를 쓰면서 라켓 헤드가 잘 돌아가는 걸 선호하는 저에게, 이 점은 분명한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반면 이런 구조가 면 안정성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시타회에 참가한 프로 선수와 스트링어 모두가 하나같이 10시·2시 방향 프레임에 납테이프를 붙이길 권했어요. 스톡 상태 그대로 쓰기보다는, 커스텀을 전제로 접근하는 게 맞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예전에 썼던 v11 프로스태프를 살짝 떠오르게 하는 타구감이었습니다. 블레이드를 비롯해 최근 윌슨 라켓들은 — 심지어 프로스태프마저도 — 부드러운 타구감을 이어가려는 흐름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디파이어 98 Pro는 첫 시타부터 꽤 단단한 타구감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물러지지 않고 단단하게 공을 받아내는 감각이, 요즘 윌슨 라인업에서는 오히려 반가운 지점이었어요.
타구감에 이어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관용성입니다. 이 라켓의 스위트스팟은 정말 작다고 느꼈거든요. 전반적으로 단단한 타구감을 주면서도, 가끔 플랫샷을 정확히 맞췄을 때는 블레이드만큼 부드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스핀 성능을 확인하려고 시타 내내 플랫샷을 좀 지양했기 때문에, 그 차이에서 오는 인상일 수도 있어요. 어떤 라켓이든 공을 감아 칠 때와 플랫하게 밀어 칠 때의 타구감은 다르니까요.

이 라켓으로는 아주 손쉽게 강한 스핀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프레임 디자인도 그렇고, 그로멧 길이가 짧은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이번 시타회에서는 네트보다 높은 위치에 밴드를 설치하고, 그 밴드를 넘겨 공을 떨어뜨리는 스핀 훈련(네트 클리어런스)을 진행했는데요. 처음엔 꽤 어렵게 느껴졌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6×20 패턴 때문일까요, 브이코어 16×19를 쓸 때보다 발사각을 조금 더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브이코어를 오래 쓰면서 아쉬웠던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저와 같은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라면 디파이어가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애매한 부분입니다. 관용성이 낮은 라켓이니까요. 전반적으로 파워가 아주 낮은 라켓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는 결국 플레이어에게 달린 것 같아요. 요넥스 이존을 쓰는 플레이어라면 라켓 파워의 70~80%는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는데, 이 라켓은 그런 성격이 아닙니다. 관용성이 조금 더 넉넉한 16×19 패턴의 100sqin 디파이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높지 않습니다. 에어로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지만 손목이나 팔에 무리가 왔던 분이라면, 이 라켓을 꼭 한 번 테스트해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그 대상은 바로 저 자신이기도 하고요.
Tennis Warehouse 수치에 따르면 강성은 64RA 정도입니다. 다만 브이코어나 이존조차 겨우겨우 버텨내는 제 손목에게는 여전히 조심해야 할 숫자예요. 저는 강성이 더 낮은 브이코어에도 RPM Blast 같은 고강성 스트링을 걸면 손목이 시큰거리거든요. 그래서 디파이어 전용으로 함께 나올 새 럭실론(Luxilon) 스트링의 강성이 낮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본 스트링은 가급적 시타용 디파이어를 입수 후 테스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윌슨 라인업에 없던, 확실한 스핀 라켓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브이코어와 에어로 라인 사이의 간극이 꽤 컸는데, 디파이어는 그 중간 포지션에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사랑받을 것 같습니다.
이미 프로 무대에서의 채택도 진짜입니다. 카렌 하차노프, 세바스티안 코르다, 페이튼 스턴스 같은 기존 윌슨 선수는 물론, 전 세계 4위 홀거 루네도 이번에 윌슨으로 넘어와 디파이어를 잡았고요. 무엇보다 와일드카드로 2026 윔블던 4강 돌풍을 일으킨 아서 페리 선수가 바로 이 라켓(16×20 패턴, 루키실론 알루파워 계열)을 사용합니다. 준결승에서 즈베레프에게 아쉽게 멈췄지만, 그 여정 내내 손에 들려 있던 게 디파이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프레임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핀은 원하지만 윌슨 특유의 감(感)을 포기하기 싫었던 분들에게, 디파이어는 2026년 가장 흥미로운 카드입니다. 저처럼 손목이 약한 스핀 지향 플레이어라면, 정식 출고되는 대로 꼭 한 번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
윌슨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본 포스트와 tennisgear.app에 테니스 장비를 프로모션할 파트너사를 찾고 있습니다. 연락처 : admin@stringus.app

윌슨 파이썬 프리뷰 (Wilson Python Preview)
윌슨이 블레이드/프로스태프와는 결이 다른 완전히 새로운 '스핀 특화 라인'을 준비 중입니다. 코드네임은 파이썬(Python), 소매 출시명은 레드라인(Redline)이 유력하며 P98·P100 두 모델로 2026년 7월 출시가 임박했습니다. 해외 프로토타입 시타와 투어 유출,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해 정리했습니다.

윌슨이 블레이드/프로스태프와는 결이 다른 완전히 새로운 '스핀 특화 라인'을 준비 중입니다. 코드네임은 파이썬(Python), 소매 출시명은 레드라인(Redline)이 유력하며 P98·P100 두 모델로 2026년 7월 출시가 임박했습니다. 해외 프로토타입 시타와 투어 유출,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해 정리했습니다.

테크니파이버 레이저코드(Tecnifibre Razor Code) 리뷰 — 스트링어가 직접 치고 분석한 터치감·스핀·파워·컨트롤 심층 후기. RPM Blast, 4G와의 비교 및 플레이 스타일별 추천 여부까지 정리했습니다.

2026년 가변형 빔 설계로 돌아온 블레이드 v10. 98sqin 305g 스펙의 오픈 패턴과 덴스 패턴을 시타하며 느낀 극명한 차이를 리뷰하고, 스트링거어 시선에서 본 셋업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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